제대 위의 초 개수는 정해져 있나요?
미사의 장엄함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 가운데 하나는 제대 위에 놓인 초의 개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미사 거행에서 제대 위나 곁에 적어도 두 개, 또는 주일이나 의무 축일 미사에는 네 개나 여섯 개, 또는 교구장 주교가 집전한다면 일곱 개의 촛불을 켜 놓습니다.「미사경본총지침」 117항
주교가 미사를 집전할 때 하난 더 켜는 주교 초는 제대 초 보다는 가늘고 작습니다. 그것은 주교에게 예를 갖추는 전통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그 옛날 전기도 없는 데다가 주교가 연로한 경우엔 눈이 침침해서 경본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었겠죠.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주교 초가 등장했을 거라는 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초가 여섯 개일 경우는 1등급 축일입니다. 좌, 우 두개씩 네 개를 놓는 것은 2등급 축일과 주일에, 평일과 기념일(3등급)에는 좌우 하나씩 두 개를 놓습니다. 그래서 제대에 놓인 초의 개수로도 그 날 미사의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는거죠.
1등급에 해당하는 날은 보통 '대축일'이지요. 그 외에도 주님 수난 성지주일, 성삼일, 예수 성탄, 주님 공현, 주님 승천, 성령강림 대축일, 그리고 대림시기ㆍ사순시기ㆍ부활시기 주일, 재의 수요일, 성주간 월-목요일, 부활 팔일 축제 기간입니다.
2등급에 해당하는 날은 일반 '축일' 또는 교구의 고유 축일이고, 성탄시기와 연중시기의 주일, 성탄 팔일 축제 기간도 2등급으로 분류됩니다.
3등급은 '기념일'에 해당하며 연중 평일 미사도 여기에 속합니다.
실제로 중요하지 않은 미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미사가 지니는 의미는 다를 수 있습니다. 주제에 따라 신자들이 좀 더 마음을 기울이도록 초대하는 미사와 전례시기가 있으니까요. 이와 같이 제대를 꾸미는 장식적인 요소를 통해서도 전례의 의미를 알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고 미사에 참례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