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대의 색깔이 아주 다양합니다.
미사 때 사제가 걸치는 영대의 색깔과 디자인의 다양함을 보고 궁금해하는 분을 종종 만납니다. 영대는 사제가 전례를 거행할 때 목에 걸쳐 가슴 앞까지 흘러내리게 하는 긴 천을 말합니다. 부제는 왼쪽 어깨에서 오른 쪽 허리 아래쪽으로 영대를 내려 맵니다. 옛날 유럽기사가 칼을 찰 때 어깨 끈을 오른쪽 어깨에 걸고 왼쪽 허리춤에 칼집을 찼는데, 부제들은 그와 반대로 영대를 맵니다. 그것은 폭력에 반대하고,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에 봉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의 중요한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영대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맨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영대는 어깨를 감싸는 숄(유다인들이 기도할 때 어깨에 두르는 천과 같은) 또는 목도리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7세기 경에 로마 가톨릭 교회에 도입되었는데, 그 이전에 이미 다른 지역 교회에서 사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영대가 숄처럼 폭이 넓었는데 점점 줄어들어 오늘날처럼 길고 좁아졌습니다.
영대는 제의의 색깔을 맞추는데, 제의가 네 가지 색이므로 영대도 네 가지 색입니다.
흰색은 기쁨을 상징합니다. 성탄시기와 부활시기, 예수님의 축일, 성모 축일, 천사 축일, 순교자가 아닌 성인ㆍ성녀 축일에 착용합니다. 그리고 사제서품 미사와 새 사제의 첫 미사 때도 사용되지요.
빨강색은 피와 열정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주님 수난 성지 주일과 성 금요일, 성령강림 대축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순교자들의 축일, 사도들과 복음 사가들의 축일에 사용합니다.
녹색은 생명ㆍ희망ㆍ영생을 상징하며 연중시기에 쓰입니다.
보라색(자색)은 참회와 보속의 의미로 사순시기와 대림시기, 고해성사 때 사용합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장례미사 떄 검은색 제의를 입었지만, 요즘은 죽음이 새로운 생명의 부활이라는 의미에서 흰색을 주로 입습니다.
특별히 장미색과 금색 제의도 있는데, 장미색은 사순 4주일, 대림 3주일에 입습니다. 엄격한 극기와 보속의 기간이지만 부활과 성탄이 멀지 않았음을 기억하며 휴식과 기쁨을 나타냅니다. 금색 제의는 미사의 성대하믕ㄹ 보여주며 흰색, 빨강색, 녹색 대신에 입을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색이 마련되지 못했을 때는 흰색 제의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천주교 용어사전」, '제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