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자료 16번째 - 하느님과 대화하는 기술 7


기도 자료 16번째 –  하느님과 대화하는 기술 7

기도하는 하느님 백성: 시편               

지금껏 우리는 구약성경에서 기도와 관련하여 의미심장한 몇몇 인물을 살펴보았습니다. 저는 낯선 도시들을 위해 정원기도를 한 아브라함에 대해, 한밤중 싸움에서 축복을 받은 야곱에 대해, 백성의 용서를 청한 모세에 대해, 그리고 이스라엘의 회개를 위해 기도한 엘리야에 대해 말했습니다.


오늘 저는 새로운 단락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제는 '기도책‘ 자체인 시편집 안으로 들어가도록 합시다.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시편들 중 교회의 기도 역사에서 특별히 중요한 몇몇 시편을 읽고 고찰할 것입니다. 오늘은 이를 소개하는 뜻으로 시편집 전체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시편집은 '기도 양식‘으로 소개됩니다. 이는 성경 전승이 믿음의 백성에게 선사한 150개의 시편 모음입니다. 믿음의 백성(여기에 우리도 포함됩니다)은 이를 제 기도로 삼으며, 하느님께 말을 건네고 그분과 관계를 맺는 자기의 방식으로 삼습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인간 경험과 그에 동반되는 온갖 감정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시편에는 기쁨과 고통, 하느님을 향한 갈망과, 자격이 없는 자 라는 인식, 행복과 고독,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고통스런 외로움, 생명의 충만과 죽음 앞에서 느끼는 불안 등이 한데 섞인 채 표현됩니다. 이처럼 신앙인의 총체적 현실이 시편기도 안에 담겨 있습니다. 먼저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그다음으로는 교회가 한 분이신 하느님과의 관계를 중재하는 특별한 양식이자 역사 내 하느님의 계시에 대한 적절한 응답으로 시편을 받아들였습니다.


기도로서 시편은 마음과 믿음의 표현양식인데, 그 안에서 누구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며 하느님에 대한 특별한 친밀감을 누구나 맛보도록 불리었습니다. 그리고 인간 존재의 온갖 복합성이 개별 시편들의 상이한 문학적 양식 안에, 다시 말해 찬미가, 애가, 개별적이고 집단적인 청원, 감사의 노래, 참회 시편, 지혜문학적 시편, 그리고 이 시적 본문 안에서 발견되는 또 장르들 안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표현양식이 이렇게 다양한데도 그 안에는 시편 저자의 기도가 요약되는 두 가지 큰 영역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탄원과 연관된 청원이고, 다른 하나는 찬미로서 이 둘은 서로 연관되어 분리될 수 없는 차원들입니다. 왜냐하면 청원은 하느님께서 응답 하시리라는 확신으로 생기를 얻어 찬미와 감사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찬미와 감사는 구원의 경험에서 나오며, 이는 다시금 청원이 표현하는 구원의 절실함을 전제로 합니다.

 

청원에서 기도자는 탄원하며 불안과 위험, 비탄이라는 자신의 상황을 묘사하거나, 참회 시편들처럼 과실이나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청합니다. 기도자는 들어주시리라는 신뢰 안에서 주님께 자신의 곤궁을 드러내 보이는데, 이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행복을 원하시고 돕고 구출하며 용서하실 준비가 되어있는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지혜 11,26)인 선하신 하느님임을 전제로 합니다. 시편 저자는 시편 31편에서 기도합니다. “주님, 제가 당신께 피신하니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그들이 숨겨 놓은 그물에서 저를 빼내소서. 당신은 저의 피신처이십니다.”(2.5절) 탄원에서 벌써 찬미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개입에 대한 희망에서 예고된 찬미는 하느님의 구원이 현실이 될 때 분명 해집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받은 은총을 기억하거나 하느님의 큰 자비를 고찰하는 감사 시편과 찬미 시편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미소함과 구원의 절실함을 인정하는데, 바로 이것이 기도의 근간이 됩니다.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죽을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생명에 대한 깊은 염원을 지닌 피조물로서의 자신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시편 저자는 시편 86편에서 외집니다. “주, 저의 하느님, 제 마음을 다하여 당신을 찬송하며 영원토록 당신 이름에 영광 을 드리렵니다. 저에 대한 당신의 자애가 크시고 제 영혼을 깊은 저승에서 건져주셨기 때문입니다.”(12-13절) 이처럼 시편 기도에서는 청원과 찬미가 긴밀히 연관되어 우리의 나약함을 받아들이시는 주님의 영원한 은총을 기리는 노래로 녹아듭니다. 

믿는 이들의 백성으로 하여금 이 노래를 함께 부르게 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교회에 시편집이 선사되었습니다. 시편은 기도를 가르칩니다. 여기서는 하느님의 말씀이 기도의 말씀이 되는데, 이는 영감받은 시편 저자들의 말씀이지만 시편으로 기도하는 기도자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아름다움과 특별함입니다. 우리가 성경에서 발견하는 다른 기도와 달리, 이 책에 수록된 기도들은 그 의미와 역할을 설명해 주는 이야기 안에 삽입된 것이 아닙니다. 시편은 신앙인이 그것을 받아들여 그것과 함께 하느님께 향하고자 하는 유일한 목적의 기도 본문입니다 시편은 하느님 말씀이기에, 시편으로 기도하는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선사하신 그 말씀으로 그분께 말을 건네는 것입니다. 기도자는 하느님 당신께서 우리에게 선사하신 말씀으로 그분께 향합니다. 이렇게 인간은 시편을 기도하며 기도하기를 배웁니다. 시편은 기도의 학교입니다.


아이가 말을 배울 때도 유사한 일이 일어납니다. 아이가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 욕구들을 표현하는 말은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아이는 부모와 주변 환경에서 말을 듣고 배웁니다. 아이는 자신의 체험을 표현하려 하지만, 그 도구는 다른 이가 갖고 있습니다. 아이는 그것을 점차 자기 것으로 삼고, 부모에게서 받은 말은 자신의 말이 되어, 이 말을 통해 아이는 생각하고 느끼는 양식 또한 체득하게 됩니다. 아이는 온전한 개념 세계의 입구를 발견한 것이며, 그 안에서 성장하여 세상과 사람들과 하느님과의 관계 안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부모의 언어가 자신의 언어가 되어, 다른 이들에게서 받아 점차자신의 것이 된 말로 말합니다. 

시편의 기도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시편도 우리가 하느님께 향하고 그분과 통교하며 그분께 당신의 말로 우리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을 배우고 그분과 만나기 위한 언어를 배우도록 우리에게 선사되었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그분 행위의 기준을 알고 받아들이며, 그분 생각과 당신 길의 신비에 다가가 는 것(이사55,8-9) 역시 가능해지는데, 이는 점점 믿음과 사랑 안에서 우리를 자라게 합니다.

우리의 말이 단지 말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이고 개념적인 세상을 가져다주듯이, 이 기도들도 우리에게 하느님의 마음을 가르쳐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과 이아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과 이야기하는 것을 배우면서 인간 존재를 체험하며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을 배웁니다.


유다교 전승이 시편집에 부여한 명칭이 이러한 맥락에서 중요합니다. 이는 터힐림Tehillim이라 불리는데, 이 유다교적 개넘은 '할렐루야Halleluja'라는 말의 어근에서 볼 때 '찬미’를 의미하며, 자구적 의미로 '주님을 찬미하라'입니다. 이 기도책은 다양한 문 학적 장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찬미와 청원이라는 구분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하고 복합적인 성격임에도 결국에는 감사를 표현하되 하느님 은총의 위대함을 기립니다. 또한 당신 위업의 아름다움과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찬양하도록 가르치는 찬미의 책입니다. 그것은 주님의 계시와 당신 자애를 경험한 데 대한 최고의 응답입니다 시편은 기도를 가르치면서, 비탄과 고통 가운데서도 하느님의 현존이 머물며, 그 현존이 경이로움과 위로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도 가르칩니다. 우리는 눈물을 홀리거나 간청하며 청원하고 단식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찬미가 가득한 곳인 빛을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시편 36편은 우리에게 가르칩니다. “정녕 당신께는 생명의 샘이 있고 당신 빛으로 저희는 빛을 봅니다.”(10절) 유다교 전승은 이 책의 일반적 이름 외에도 여러 시편에 특별 한 이름을 붙였는데, 대부분 다윗 왕이 지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다윗은 인간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주목할 만한 인물로서 복합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삶의 근본을 이루는 사건들을 수도 없이 체험했습니다. 아버지의 양 떼를 치는 젊은 양치기가 극적인 몇 차례의 흥망성쇠 후 이스라엘의 왕, 곧 하느님 백성의 목자가 됩니다. 그는 평화의 사람이지만 많은 전쟁을 이끌었고 지치지 않고 단호히 하느님을 찾는 자이면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배반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의 특징입니다. 그는 자주 큰 죄를 지었지만 언제나 하느님을 찾는 자로 머물렀습니다. 겸손한 참회자로서 그는 하느님의 용서를 받았으며 처벌과 고통으로 점철된 운명을 받아들였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모든 약점과 함께 “당신 마음에 드는”(1사무 13,14) 왕이며 심히 기도하는 사람으로서 간청과 찬미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시편을 이스라엘의 이 유명한 왕과 연관 시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그는 주님께 도유된 메시아적 인물로서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신비가 미리 반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은, 메시아적 인물인 다윗과 시편집의 연관에서 비롯되는 예언적 가치를 받아들이고 강조하면서 신약성경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자주 시편의 말씀들을 인용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신약성경에서 시편은, 지상 생활 동안 시편으로 기도하시는 주님이신 예수 안에서 궁극적인 성취를 발견하고 온전하고 심오한 의미를 드러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말을 건네는 통로가 되는 시편집의 기도는 우리에게 그분에 대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신(콜로 1,15) 아드님에 대해 알려주는데, 아드님께서는 우리에게 아버지의 얼굴을 온전히 계시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이 시편을 기도하면, 그는 이 노래들을 새로운 전망 안에서 받아들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아버지께 기도하게 됩니다. 그것은 시편 기도의 궁극적인 해석학적 열쇠가 바로 부활 신비이기 때문입니다. 기도자의 지평은 그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실재로 열리고, 각각의 시편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빛을 얻으며, 시편집은 무한한 부요를 비출 수 있게 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거룩한 책을 손에 듭시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께 향해야 할지 하느님께서 우리를 가르치시도록 합시다. 시편집을 기도의 여정에서 날마다 우리를 돕고 동반 하는 실마리로 삼읍시다. 그리고 모든 기도를 완성으로 이끄는 스승의 기도를 받아들이도록 마음을 열면서, 우리도 예수의 제자들처럼 청합시다.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루카 11,1) 우리는 아드님 안에서 자녀가 되어 하느님과 이야기할 수 있으며 그분을 '우리 아버지'라 부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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